같이 있기만 해도, 조금 얘기만 나눠도
이 척박하고 빽빽한 삶에서
꿈을 꿀 수 있게 혹은 꿈을 구울수 있게
('굽는' 다는 표현은 우리 이범진 편집인이 창안하신 말로... 꿈을 꾸고 나서 인내하며 꿈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뜻)
해주는 만남이 있다.
오늘의 만남은 우리 꿈터의 꿈을 노릿노릿하게
구울 수 있는 만남이었다. ㅎㅎ
청파교회 김기석 목사님을 만났다.
남영역, 빽빽한 도심을 걷다 본 청파교회는 고요하고 소탈하면서도 경건한…
마치 누구 말대로 도심 속의 '수도원'의 느낌이었다.
10시 반까지 동혁이를 만나기로 했는데, 나는 10시 10분경 도착!
교회를 보면 작은 마당이 있는데 그곳에 그늘진 의자를 발견하고는 앉았다. 앉아서 책을 봤음!
잠시 책을 보다가 동혁이가 멀리서 보이고, 난 목사님께 전화를 하고는
목양실로 move move.
- 와~ 목사님 책이 정말 많네요. 다 무슨 책들이에요?
“거의 다가 인문학 책들이고~, 종교에 관한 책도 있고, 소설책들도 있지.”
정말 햇살과 집기 빼고는 모두 책이었다. 책을 보느라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목사님께서 직접 매실차를 타주시며 말씀을 덧붙이셨다.
“나는 책에서 내 호기심을 채우거든, 대부분 인문학 책을 읽는데 인문학자들은 시대의 문제를 가장 치열하게 고민하는 사람들이라 내 관심사하고도 맞지. 이들의 책을 읽으면 시대를 이해하는 눈을 가질 수 있어. 이를테면, 이 책을 (장 지글러의 <탐욕의 시대>를 펼치셨다) 보면 세상의 빈곤이 어떻게 또 왜 구조화 됐는지를 알 수 있거든. 뭐 이런식이지.”
- 신앙하고는 어떤 관련이 있는 거예요?
"신앙이라고 하는 것은 머리로 이해하는 것을 가슴으로 느끼고, 가슴으로 느낀 것을 손으로 수행해야 한단 말야. 그런데 한국 교회의 가장 부족한 것은 머리가 없다는 거거든. 이게 성찰이 있어야 하는데, 가슴만 있는 거야. 올바른 지성에 바탕을 두지 않은 감성이라는 것은 폭력적이 되기 쉬워요. 근데 올바른 지성이라는 게 하나님 말씀들을 우리 안에 내면화 했을 때 세계를 우리가 어떻게 봐야할 것인지, 그 눈을 뜨는 거거든. 눈 뜨기 위해서는 상당히 다양한 독서들이 필요한거지."
- 독서가 신앙생활의 일부분이 된다는 거군요?
“그러니깐 나의 삶의 경험과 성서의 가치관을 자꾸 대면시키면서 조율해가는 과정이 신앙생활의 과정이라는 거야. 이현주 목사님이 이런 시를 쓰셨는데,
‘사과를 먹기 전에 하나님한테 물어봤데, 하나님 사과를 먹을까요? 그랬더니 먹어라. 두 개를 먹을까요? 아니 하나만 먹어라. 그래서 하나만 먹었데. 초콜릿을 먹을까요? 먹지 말아라. 그래서 안 먹었데.’
그니깐 이건 뭐냐면, 그의 내면에 내면화된 어떤 음성으로 하나님의 뜻을 자꾸 묻고 그 뜻으로 자기를 조율해야 한다는 말이지. 이렇듯 신앙생활은 조율이거든 이건 훈련 없이는 안 되는 거지.”
- 신앙 훈련이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내면화된 하나님의 뜻을 계속 물어보는 그런 과정이라는 거죠?
그러니깐, 성서를 읽으면서 성서 속에 있는 정신 하나님의 마음이 무엇인지를 알아차리잖아요. 일상생활에 가면 하나님의 뜻을 망각하고 살잖아요. 우리가 수영을 하다가 물속에 고개를 넣고 수영을 하지만 숨쉬기 위해 고개를 돌리는 것처럼, 일상 생활 속에서 하나님 앞에 내 마음 가져가는 훈련을 하지 않으면 일상의 성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 얘기죠.
- 음.. 내가 신앙을 가지는 겁니까? 하나님께서 신앙을 채워 주시는 겁니까? 책 첫부분의 제목이 '하나님께서 채워주시는 삶'이라서요.
옛말에 줄탁동기란 말이 있는데, 어미 닭이 달걀을 품는데, 20일동안 품죠. 그럼 안에서 생명이 자라나잖아요? 어미의 온기 때문에. 닭이 발로 달걀을 돌려주기도 한단 말이야 그러면 안에서 생명이 자라지. 그런데 병아리가 태어나기 위해서는 달걀이 깨져야 돼. 그렇잖아. 이게 깨지지 않으면 나올 수가 없지. 근데 어느때 깨지냐면, 안에서 깨치고 나오려고 하는 기운이 가장 강해지는 그 순간이거든. 그런데 혼자서는 깨지고 나오질 못해. 위에서 어미가 깨줘야돼. 그때 온전한 생명이 태어난다 이말이지.
'줄 탁' 하고 얘기할 때, 줄이란 글자는 바깥으로 막 밀고 나오는 힘이고, 탁은 절차탁마할 때, 탁잔데 탁 쪼아주는 거야. 이게 동시적인 사건이다 이말이지.
그니깐 내가 믿음을 가지고 채우는 것이냐, 하나님이 채워주시는 거냐 하는 거는. 동시적 사건이란 거야. 내가 질문이 없으면 채워지지도 않아. 물음이 없는데 답이 어딨어? 지금 한국 기독교 신앙의 가장 큰 문제가 뭐냐면, 질문은 봉쇄하고 답만줘. 그니깐 외운 답은 있어요. 근데 일상생활에서 적용하려고 하면 적용을 할 수가 없어. 이게 우리가 옛날 주입식 교육의 폐해랑 똑같은 건데,...
회심을 체험했던 사람들을 보면, 사도바울도 그렇고 철저히 하나님 중심으로 살려고 노력을 하지. 자기 노력이 있었지. 그러나 어떤 한계에서 넘지 못했거든. 근데 어느 순간 회심의 순간이라고 하는 것은 정말 벼락처럼 찾아오거든 어느날 갑자기. 그게 줄탁에서 탁의 순간이란 말이야. 그래서 하나님을 경험했어. 하나님의 마음이 내 속에 들어왔거든. 그때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내가 이 의식에 이르렀다고 할 수 없다 이런 말이야. 종교 경험의 본질은 내가 아니라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 고민하고 갈등하고 모색했을 뿐이지. 근데 하나님이 확 열어주신 거지. 그걸 계시라고 하는 거지.
계시라고 하는 것은 보자기가 이렇게 있는데 주인이 보자기를 풀어줄 때야 이게 계시라고 한다는 거지. 드러내 보여주는 순간이지. 그러면 객관적으로 보면은 나는 아무것도 안했나? 아니지 나도 치열하게 노력한거지. 그런데 어느 순간 하나님이 탁 쪼아 주셨기 때문에 내가 깨진거지 새사람으로. 그런데 그 경험을 한 사람은 내가 한일이 없다. 다 하나님이 하신 일이지 한다고.. 이게 종교 경험의 본질이지. 나뉘어지지 않아.
- 사실 성경의 의미도 파악하기도 어려운데, 내면화하고 거기에 일상에서 실천까지 한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네요.
“그니깐 성서의 세계하고 만나지 못하는 까닭 가운데 하나가 결국은 자기가 의도를 가지고 성경을 만나기 때문이야. 그니깐 내가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얘기는 뭐냐면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는 거지. 그니깐 공자님은 자기에게는 의필고아가 없다고 얘기했는데, 의 반드시 뭘 해야겠다는 생각 필 꼭 반드시 고 고집하는거 아 나.
그니깐 우리가 사람을 대할 때도. 그저 있는 그대로 모습으로 안대한다 이거지. 왜냐면 내가 가지고 있는 틀을 가지고 대하기 시작하면 그 틀에 맞춰지지 않을 때 불편하지. 그런데 하나님께 갈때도 똑같다 이거야. 하나님은 이런 분이라고 내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게 있어. 하나님은 이런 분이어야 해! 그니깐 자기 전제에 맞지 않으면 실망하고....
자꾸 자기 마음을 살펴야 하는거지. 아 내가 욕심부리고 있네, 내가 어떤 사람을 이렇게 판단하고 있네. 자기의 마음을 자꾸 의식하고 내 마음을 정죄하라는게 아니고 내가 지금 현모씨를 바라보면서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네. 어떤 느낌을 가지고 있네. 하는 것을 자꾸 의식하게 될 때 객관화 할 수 있을 때. 나는 그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지거든.
예를 들어서 어떤 사람을 만났는데, 막 미워한단 말야.. 그랬을 때 . 아 내가 이 사람을 미워하고 있네. 그럼 왜 미워하지? 이유없어. 표정이라던... 등등 그니깐 본질과는 관계없이 내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이거든. 그니깐 자기 마음을 계속 살펴야 하지.. 이거 훈련이지. 마음 공부하고도 관련이 있는거지.
신앙 생활이 장난이 아닌거지. 그리고 결국 신앙생활에서 가장 큰게 자아 아니겠어!
한국 기독교인들이 숫자에 비해서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이유는 뭐냐하면 성찰하는 믿음이 아니기 때문이야. 그니깐 성찰하는 믿음이라는 건 이런건데. 예를 들면 내가 현모씨를 만났는데, 현모씨에게 나의 모습을 보여줬어. 그런데 백현모라는 존재를 통해서 되비쳐지는 내 모습이 있단말야. 거울에 비춰지는 것처럼. 되비쳐지는 나의 모습을 들여다 봄을 성찰이라고 한다고. 그니깐 성찰은 관계속에서 일어나는 거지... 타자를 거울 삼아서 나를 한번쯤 더 돌아보는 것. 이게 성찰적인 거지. 근데, 폭력적인 사람은 무찔러버리는 거야. 너 잘 못 됐어. 그거 아냐. 난 옳고 넌 글러. 이런식의 태도를 보여주는 거지. 이건 성찰이 없는 거야. 계몽되지도 않은 거고. 성찰하는 사람이란 것은 내가 그릇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언제나 열어놓고 있는 거야.
이게 굉장히 중요한 건데, 한국의 크리스찬들은 성찰은 잘 안해. 언제나 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그래서 보기엔 믿음이 굉장히 좋은거 같은데, 사납기 이를데 없다던지, 욕심스럽다던지. 그런사람들 많잖아. 그거는 잘못된거지.
- 의도 집착을 버린다라..<삶이 메시지다>에 첫 부분이네요. 하나님으로 채워가는 삶.
.
“끊임없이, 마음을 살피고 집착을 버리고 하나님의 뜻을 물으면, 어느 순간 하나님의 빛이 내면을 비추지. 이게 종교경험이야. 그때 우리는 자유로움을 느끼게 돼. 내가 지향하는 바는 흔들리지 않지만, 무리하지 않는다. 이거야. 이렇게 되면, 평화도 같이 따라오게 되는데, 그냥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수용할 수 있기 때문에, 평화로운 관계가 맺어지는 거지.”
- 삶이 메시지다?
“하나님 뜻을 계속해서 묻고 행동하는 신앙, 삶을 말하는 거지. 나는 시종일관 생각하는 게. ‘야훼 나 하나님이 거룩함 같이 너희도 거룩하라.’ 이게 레위기에 나오는 출애굽 공동체에 주신 하나님의 명령이란 말야.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거룩한거야? 성경에는 추수할 때. 밭에 한 모퉁이 남겨둬라. 고아와 과부와 가난한 자들의 몫이다. 결국 내가 거룩하게 사는 건 뭐냐? 내가 살고 있는 공동체에서 가난하고 어렵고 소외된 사람을 위해서 그들이 굴욕감을 느끼지 않고도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게 거룩한 삶인 거지. 거룩함과는 아무 상관없어 보이는데 이게 거룩한 거거든. 실제로는 그 속에 우리의 일상 속에 하나님의 뜻이 들어와 있어야 한다는 거지. 그렇다고 한다면, 신앙생활은 교인들과 교회 속에서만 이루어져서는 안 되고 우리의 비근한 일상 속에서 그대로 번역이 되어야 한다는 거야.”
- 마지막으로 꿈터에 한 말씀 해주세요.
"두분 보면서 마음이 흐믓하고 좋은게 이 시대가 젊은이들에게 제시하고 있는 소비주의 시대의 가치관을 내면화하도록 강요하고 있는데, 난 거기 따라가지 않을래, 난 내 즐거운 삶을 살꺼야 하는 그런거.. 물론 잘나가는 사람이 보면 형편없을 수 있어. 그러나 내가 보면 더 행복할 수 있어. 지지 말았으면 좋겠어. 너 그렇게 살아라 난 이렇게 사는게 좋아. 좋아서 사는거야 하는.. 이런 젊은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 그래야 이 자본주의가 힘들 덜 쓰거든.
그, 못된 광고 있었자나. 현대 그랜저..그거 오랜만에 친구...만났는데 그랜저 타고 있고.. 허참...
참 악마적이야..
내 아이는 다르니깐.. 이런것도 마찬가지고
정말 미쳐돌아가는거지.
근데 기독교가 그런거에 대해서 도전을 안하고 철저히 부추기고 따라가고 그런거 보면 슬프지.
근데 어느 시대든 참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외로웠고 외롭다고 해서 저 사람처럼 못 살아서 외롭다 그러면 안되고 난 이게 좋아 이러는 거지. 그런 소탈함 털털함. 이런게 좋아. "
인터뷰를 마치고 책의 언어들이 참 아름답다고 하자, “에이, 지친 사람들한테 따뜻한 미소 한 번 보내주는 게 더 아름다운거지”라며 소탈한 미소를 지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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