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척교회는 재미있다』를 펴낸 조대현 목사(조인교회)를 만났다. 고액연봉, 성추행, 재정비리 등으로 대형교회가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는 이 때에, ‘개척교회가 재미있다’고 선언한 조 목사에게서 한국교회의 나아갈 방향을 들었다.
그는 사실 언론사의 화백으로 활동했었다. 베스트셀러 <울퉁불퉁 삼총사>(전 10권)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가 연봉 1억 원이 보장된 직장을 때려 치고, 그 힘들다는 개척교회를 시작한 이유가 무엇일까?
“내 후배 중에 전에 다니던 교회에서 상처를 입고, 새로운 교회도 아직 정하지 못하고 있는 부부가 있어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조인교회를 권했으니 이번 주에 가면 따뜻하게 맞아 주세요.”
이런 전화가 걸려오면 조대현 목사는 온몸의 세포가 요동치며 살아난단다. 하나님이 새로운 영혼을 보내주신다는 사실은 조 목사에겐 새로운 사명을 받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감격에 저절로 두 손을 모으게 된다. 그러나 오겠다는 사람이 꼭 곧바로 찾아오진 않는다.
예배 중에도 ‘언제쯤 오시려나’ 기다리지만 끝날 때까지 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면 아내는 “하나님이 더 기도한 뒤에 새로운 성도를 만나라고 하시는 거 같네요”라며 웃는다. 그러면 조 목사는 기도원을 찾는다. 금식기도를 한다.
“하나님이 찾으시는 한 영혼을 위해, 내가 기쁨으로 섬겨야 할 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 기도로 마음을 단장하는 거죠. 하나님이 보내주시는 한 영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 사람이 찾아온다는 말에 가슴이 뛰는 개척교회 목사라서 행복합니다.”
그래서 조 목사는 한 달에 한 명만 보내달라고 기도한다. 한 영혼 한 영혼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교회를 개척한지 1년이 지난 지금 25명 정도가 모이고 있다. 처음 교회를 개척할 때 모였던 10여 명을 제외하면 정말 한 달에 한 명꼴로 부흥하고 있는 것이다.
억대 연봉 뒤로하고 교회 개척
그러나 개척교회가 항상 재미있고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세상의 모든 개척교회 목사들이 그렇듯 조 목사도 월세, 관리비 등의 재정난을 겪고 있다. 물론 사례비도 안 받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내는 갑상선 암 초기 판정을 받았다. 사실 조 목사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유명한 화백이다. 국민일보에서 ‘시사만평’과 ‘한나엄마’를 연재했었고, 총 32권의 기독교만화를 발표했다. 그중에서도 ‘울퉁불퉁 삼총사’(총10권)는 총 3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로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에게 안정된 일자리를 버리고 어려운 길을 택한 이유를 물었다.
“경제적인 거야 비교가 안 되죠. 언론사에 계속 있었으면 지금쯤 억대 연봉을 받았을 텐데, 지금은 0원을 벌어요. 1억대 0원이죠. 그러나 제 결정이 아니라 하나님께 순종하겠다는 항로 수정이었어요. 교회를 개척하고 얼마 안 되서 65세 할머니가 오셨어요. 그런데 그분은 평생 복음을 들어본 적도, 교회에 와본 적도 없는 분이었어요. 아! 이런 분들의 영혼을 구원하라고 하나님이 개척교회를 시키신 것이구나 생각이 들면 감사와 기쁨들이 넘치죠.”
개척교회가 재미있는 이유
‘개척교회는 재미있다’는 책을 낸 그에게 무엇이 가장 재미있냐고 물었다. 그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서 구체적인 기도를 할 수 있다는 게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새벽에 일어나, 기도를 시작한다. 교회에 온 순서대로 교인들을 위해 기도한다. 그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점점 많이 알게 될수록 기도 시간도 늘어난다. 한 영혼과 깊이 있는 교제가 조 목사에게 큰 힘이 되고 있는 것이다.
착실하게 교회를 다니다가 큰 상처를 받고 교회를 떠난 부부를 소개받은 적이 있었다. 그들과 함께 식사도 하고, 찾아가 기도하고 교회 비전도 설명했지만 여전히 교회 출석은 망설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두 부부가 새벽마다 배드민턴 클럽에서 운동한다는 말을 들었다.
며칠 뒤 새벽기도를 마치고 그 클럽이 있는 실내체육관을 찾았다. 그러나 조 목사는 공원에서 가족들하고 몇 번 쳐 본 것 외엔 경험이 전혀 없었다.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 몸을 던져 바닥에 구르기를 여러 번, 그렇게 달포 정도 지났을까? 잘못된 자세로 무리하게 운동을 한 것이 문제였다. 오른쪽 팔꿈치에서 어깨 쪽으로 커다란 멍이 생겼다. 진단결과 근육 파열이었다. 의사는 당분간 운동을 하지 말라고 했지만, 다음 날에도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클럽을 찾아갔다.
“통증을 참아내며 그분들과 눈을 맞췄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새벽기도회 시간에 그분들이 교회 문을 열고 들어왔어요. 홍해 바다가 갈라지듯 하나님의 백성이 들어오고 있는 것처럼 보였어요. 새벽기도회 시간 내내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들 부부는 몇 주 뒤 수요예배에도 참석했고, 그렇게 9개월 만에 교회에 등록했다. 다시 하나님의 가족이 된 것이다. 조 목사는 지금도 오른 팔을 치료중이다. 그의 한 영혼을 향한 열심이 낳은 결과였다.
처음부터 이런 열정이 생겼던 것은 아니었다.
“저에게는 한 영혼에 대한 갈증이나 갈망이 있어요. 전도하는 것을 미루던 분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그때부터 마음의 짐이 생겼어요. 복음을 더 빨리, 열심히 전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죠.”
이런 마음으로 목회를 하다 보니, 교인들을 대할 때도 한 사람 한 사람과 진지하게 교제를 나눈다. 어린 아이라고 예외가 없다. 유치원 어린이 한 명과 칠판에 만화를 그리며 성경공부를 했다. 1:1 성경공부 과외는 1년 동안 계속되고 있다.
교회를 개척한 조 목사의 목표는 대형교회가 아니다. 각각의 성도들이 모두 하나의 교회라는 것이다.
“개척교회의 목표는 대형교회가 아닌 사회에 건강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어야 한다고 봐요. 동시에 교인들이 각각의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교회의 양적인 부흥을 바라지 않아요. 한 사람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잘 자랄 수 있게 해주는 게 중요하죠. 교인들이 서로 숨기고 싶은 아픔을 털어놓는 교회가 되어야 진정한 공동체가 된다고 봅니다.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여러 명 전도하는 것 보다 한 사람의 성도를 하나님 뜻대로 살아가게 하는 것이 훨씬 어렵다는 설명이다.
“저희 교회에는 초신자들이 많아요. 그분들이 빠른 시간에 변화가 되면 좋지만 더뎌도 상관없습니다. 그분들이 바로 조인교회의 존재 목적이니까요. 한 사람의 성도에게서 믿음의 고백이 나오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을 함께 한다는 게 기쁨이지요.”
도심 곳곳 십자가 이야기
조대현 목사와의 대화를 마치고 교회를 나서는데, 문득 몇 년 전 동네 교회의 새벽예배에 갔을 때가 기억났다. 시장 변두리에 자리 잡은 그 작은 교회의 새벽예배에는 나이가 지긋하신 목사님과 어르신 세 분이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3일 째 즈음 새벽예배가 끝나기 전 교회를 나오는데, 한 아주머니가 뒤따라 나오시더니 대뜸 물었다.
“학생, 자취하세요? 김치 한포기 줄려고 그래요. 싸 드릴게요.”
그 마음만으로도 따뜻함이 전해졌었다. 그 아주머니도 조 목사처럼, 한 영혼에 관심을 기울였던 거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때 한국을 방문한 어느 외국 기자는 서울을 “교회당들의 도시(Seoul, A City of Churches)”라고 표현했다. 도심 곳곳을 밝히는 수많은 십자가들이 인상적이었던 것이다. 기자는 그 십자가의 수만큼,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써지고 있음을 알고 있었을까? 조 목사의 ‘개척교회는 재미있다’에는 그 감동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 연봉 1억 내려놓고, 한 영혼 살리기 위해 교회 개척
책 제목이 ‘개척교회는 재미있다’입니다. 책 속에 보니 제목의 부제가 ‘재미있기는 개뿔’이더라구요. 꼭 묻고 싶었습니다. 정말 ‘재미’있으십니까?
재미있다는 게 역설이죠. 개척교회 목사님들의 특징이 패배의식이 있다는 겁니다. 빚도 지고 그러면 얼굴 표정이 안 좋아지죠. 수십 년 동안 목사를 안 하려고, 개척을 안 하려고 피하는 입장이었어요. 결국 복음을 전하는 데 하나님이 나를 필요로 하는 기도의 응답을 받았죠. 그게 사명이었어요.
결정적으로 기도하면서 내려놓은 순간이, ‘하나님이 나를 원하는 포지션에 두라’고 기도할 때였어요. 목회를 원하시면 거기에 있겠다고요. 그러나 ‘개척은 안 합니다’라고 했었죠. 교육목사, 문화담당은 하겠는데 개척은 절대 안 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결국은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내가 싫지만 가야한다’는 마음의 결정을 갖고 순종을 하게 되더라고요.
안정된 직장에서, 베스트셀러 작가였던 분이 갑자기 목회를 하셨다는 게 이해가 잘 안 갑니다. 경제적인 부분에서 많이 힘드셨을 것 같습니다.
경제적인 거야 비교가 안 되죠. 언론사 있었으면 억대 연봉이었을 텐데. 0대 1억이죠. 아내는 건강도 안 좋고요. 언론사 화백에 개척교회 목사라고 하면 벌써 사람들이 보는 눈이 달라요. 게다가 예배당이 지하에 있으니, 그저 그런 사람인거죠. 나의 결정이라기보다는 하나님께 순종하겠다는 일종의 항로수정이었어요.
보람이 되기에 아직까지 웃으며 사역을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목사님을 움직이는 동력은 무엇입니까?
교회를 개척하고 나서 65세 할머니가 교회에 왔어요. 교회라고는 평생 와 본적 없는 사람이었어요. 근처에 교회가 많은데 어떻게 처음인가 생각했죠. 그분이 전도를 받고 우리 교회를 나왔던 겁니다. 저 사람들이 필요해서, 내가 목회를 하는구나. 그런 분들을 볼 때 이 교회가 그분들의 영혼만을 구원한다고 해도, 하나님 기뻐하시는 일을 한 거죠. 그분들만 보면 마음의 감사와 기쁨들이 생겨납니다.
평신도 사역을 하셨기 때문에 목회하시는 데에는 어느 정도 훈련이 되셨다고 쓰신 부분을 봤습니다. 평신도 사역과 개척교회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개척교회 목사가 되고 나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개척한지 1년 반 되었습니다. 30여년 가깝게 평신도 사역은 쭉 해왔고요. 지금 생각하면 평신도도 목회자와 기본적인 포지션은 같다고 봐요. 집사이지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것과 같죠. 제가 평신도 때 해봤으니까 가능한 것을 알죠. 그때부터 개척교회 목사가 되려고 준비된 것 같습니다. 평신도 사역할 때도 기도회 인도할 때 동일하게 회개기도가 일어나요. 제가 설교하고 기도해서 100명이 동시에 울음이 터진 적이 있었죠. 나도 하나님의 도구가 되었구나, 그때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평생 복음을 전해야 겠다고 마음먹었죠. 그래도 평신도 사역자로 일해야겠다고 생각했지 목사가 되어서 개척교회 담임이 되는 건 너무 싫었어요.
목사가 된 뒤 갑자기 대우가 달라지더라고요. 집사 14년 동안의 나는 그대로인데. 지방에 설교하러 갔는데 장로님들이 기다리고 서 있더라고요. 가방을 빼앗고요. “주셔야 제가 편합니다”라고 말씀하시고요. 식당에 갔는데 장로 할아버지들이 저를 기다리면서 식당에서 다 서 있더라고요. 집사 때 설교하러 가면 담당 전도사만 만나고 왔었는데 엄청난 차이가 발생한 거죠.
점점 벽이 허물어뜨려야 합니다. 천국가면 다 똑같아요. 한 영혼이 중요하다고 예수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우리나라 대형교회 담임 목사에게 청년이 가서 기댈 수 있겠나요? 어떻게 될까요? 예수님의 모습과 일부 목회자들의 모습이 어쩜 이렇게 안 닮았나 생각합니다. 그들은 무엇을 배웠나요. 성경 어디에 나와 있나요. 그런데 그게 기독교 전통이 되어 버렸어요.
■ 대형교회 목사들은 쓸 수 없는 교인들의 개개인의 이야기,
개척교회의 목표는 대형교회가 아닌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력 끼치는 것.
이 책에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대형교회 목사님들은 할 수 없는 개개 교인들의 진짜 사는 이야기가 담겨 있더라고요. 목사님은 이것을 ‘세심하게 챙겨주는 것이 개척교회’라고 표현하셨습니다. 이게 바로 개척교회가 재미있는 이유가 아닐까요?
개척교회가 책을 낸다면 책을 안 내줍니다. 그런데 나는 대형교회 목사 책에는 감명 안 받아요. 다들 무슨 건축, 부흥, 완공했다는 내용들이잖아요. 하나님이 안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경제발전도 대통령이 한 것이 아니고, 공돌이 공순이의 희생 때문이었잖아요? 그런데 특정 목사가 능력이 있는 것처럼 알려지죠. 목사가 위대해서 그런 줄로 오해합니다.
교회는 한 사람 한 사람이 교회이고 교인입니다. 교인이 만 명이면 만 명의 이야기가 나와야 합니다.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저는 우리 교인들에게 교회 너무 좋아하지 말고 세상으로 나가라고 합니다. 자기가 교회인데 건물을 교회라고 생각하니까 속는 겁니다. 교회에서 대하는 사람의 관계가 진짜 모습이 아니죠. 직장의 치열한 관계가 교회에는 없으니 발톱을 감추고 있는 것이죠. 좋은 모습만 보이니까 따뜻한 것 같지만, 진짜 속은 아닌 경우도 있어요. 교인들이 건물 속에 들어오는 걸 좋아하는데, 소금이 되어야 합니다. 빨리 내쫓아야 합니다. 찬바람 쌩쌩 부는 곳으로 보내야 해요.
개척교회의 문제는 그들의 목표가 대형교회라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그런 개척교회들이 많은데 뭔가 굉장한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개척교회의 목표는 대형교회가 아닌 건강하게 사회에 영향력을 끼치는 교회여야 합니다. ‘실패로 끝나는 구나. 지하에서 끝나는 구나.’라고 생각합니다. 작은 교회 목회자가 실패한 겁니까?
목회자 세미나를 가 봐도 그렇게 가르쳐요. 대형교회 목사가 강사로 나와서 이렇게 하면 부흥한다고 가르쳐요. 이야기해 봤자 개척교회 목사가 어떻게 쫓아가나요. 은사도 다르고 처한 상황도 다른 걸요. 세미나 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개척교회에서는 ‘사람이 없어서 일을 못한다’고 말하지만 자기 은사와 자기 교회의 색깔을 개발하려고 노력한다면 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10년 투자하면, 세미나 10년 참여한 것 보다 하나님께 더 쓰임 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교회를 평가하는 기준이 양적인 것, 외적인 것으로 변질된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교회 안에 하나님이 있어야 할 자리에 사람이 있어서 그래요. 신문사에서 15년 동안 일 할 때 안 믿는 사람에게 많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교회 문제가 많다고요. 그래서 제가 대신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어요. 그리곤 설명해주죠. 교회에서 잘 못 배운 사람들이라고요.
예수는 제자들의 발을 씻겼습니다. 낮아지라고 가르쳤습니다. 언제 건축 자랑하고 다녔나요? 요즘 교회를 양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예수에게서 온 것도 아니고, 성경도 아니고, 기독교도 아닙니다. 교회 안에 왜곡된 전통입니다. 그것을 후배들이 무비판적으로 따라가죠.
청년들도 대형교회를 쫓아갑니다. 젊은 신학생들도 대형교회를 선호하고요.
세상의 가치 기준이 교회 안에 들어와 버린 것이죠. 직장생활은 당연히 그렇게 해도 됩니다. 나에게 유익이 되는 곳을 치열하게 쫓아다니죠. 그런데 교회에도 그 문화가 들어 온 것이고, 신학생들에게도 그런 문화가 들어온 것입니다. 교회 안에 들어오면 서로 겸손한 것 같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자기의 유익을 찾아갑니다. 그런 것을 깨우쳐 줘야 합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이 나를 다스려야 하는데, 세상이 나를 다스리고 있어요. 예수님의 가르침이 나를 인도해야 하는데, 세상의 가치 기준이 나를 끌어가고 있어요.
죄와 지옥에 대한 설교를 하면 부흥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계속 축복, 긍정적인 마인드를 강조해야 한다고 합니다. 말랑 말랑하고 달콤한 복음인 거죠. 쓰지 않아요. 사기꾼이 더 크게 사기를 치게 하고 있어요. 성경에도 보면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다. 독사의 자식들아, 죄에 대한 강력한 지적이 있어요. 옷을 찢는 회개가 있어야 합니다.
신학생들은 달라야 하는 것 아닌가 해요. 얼마나 잘 못 가르쳤는지 모릅니다. 나침반, 시금석, 걸림장치가 있어야 하는데 세상의 성공가치가 그것을 막고 있어요. 무엇이 예수의 가르침인지, 섞여 있어서 분류를 잘 못하고 있는 현실이죠.
100% 하나님의 뜻일까, 성경에서 말하는 교회와 예수님이 말하는 우리의 인생, 성도의 삶을 좀 더 냉정하고 정확하게 가르치지 못한 것이 왜곡된 신자들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닌가 합니다.
요즘 대형교회에서 많은 문제들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개척교회와 호흡을 맞춰 간다면, 적절한 대안이 나올 것도 같습니다.
교회들끼리 경쟁이 붙다보니까. 우리끼리, 우리만 잘 되면 된다는 마음이 화근이 된 거죠. 큰 교회는 계속 커지지만 결국은 수평이동입니다. 저는 그것을 깨고 싶어요.
교인들에게도 ‘여러분이 바로 교회다. 건물은 임시장소이다. 건축욕심 안내겠다.’라고 설교합니다.
그런데 큰 교회 교인들은 자부심이 너무 강합니다. 마음속에 굉장한 우월감을 갖고 있어요. 거기서 끝납니다. 그 안에서 안주하다보니까 문제도 생기고 하는 겁니다. 목사는 세상으로 나가라고 내쫓아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이 사회의 자살률이 이렇게 높은데. 교사, 성가대, 남전도회 등은 교회 안에서만 열심을 보입니다.
세상으로 나가야죠. 동네 소외된 사람들, 상처받고 방구석에 있는 사람을 위로해야 합니다. 우리 안에서 우리끼리만 너무 좋아해요. 큰 교회 몇 개 있는 것 보다 작은 교회들이 많이 있는 게 더 좋아요.
만 명 교회 하나 보다, 백 명 교회 1백 개가 났습니다. 대형교회도 필요하지만, 개척교회들이 지역을 책임질 수 있는 방향으로 개척교회가 가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개척교회의 자립을 위해 사람과 재정을 지원할 필요가 있어요. 그러면 분명 한국 교회가 살아 날 것입니다.
청소년 사역도 오래 하셨습니다. 만화라는 매개체를 이용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특별히 청소년 사역을 할 때 유념하시는 부분이 있습니까?
불러내서 즉흥극을 합니다. 재밌게 하되 성경의 진리는 가감하지 않고, 심판에 대한 것도 가르치는 거죠.
성경학교, 캠프, 수련회, 중고등학교 특강, 기업체 특강 다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 9시 예배이면 고개속이고 뒤에서 문자보내고 어딜가나 다 똑같습니다. 저는 어느 교회에 가든지 만화 그리면서 퀴즈도 하고, 그림 그려주고 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관심분야에 대해 질문합니다.
이성, 학교 친구, 연예인, 솔직한 얘기를 하면 반응이 옵니다. 막 웃고 잘 받아들이고 그래요. 그러면 담당 부서 목회자는 “우리 애들이 이런 애들이 아닌데..”라며 놀라요. 그런데 그 아이들은 원래 이런 애들입니다. 이게 정상입니다. 한국교회가 청소년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헤매고 있다는 증거이죠.
■ 역량 부족한 개척교회 목사들도 많아,
설교를 한 편의 종합예술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해야
모든 개척교회 목사님들이 목사님처럼 준비된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부분을 더 노력해야 할까요?
개척교회 목사들은 표현, 단어, 설교의 구성 틀에서 많은 문제점들이 노출됩니다. 저는 벌써 여러 권의 책을 내다보니까 구성 훈련을 해서 아는데, 어떤 분들은 언어의 사용도 불분명합니다. 내용도 어렵습니다. 신학강해와 주석을 그대로 교인들에게 던져준다는 것은 “소고기를 사왔는데 요리 없이 핏덩이를 주는 것”과 같아요. 맛있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는 거죠. 신학교에서 그게 훈련되지 않습니다. 청소년, 어른 다 마찬가지예요. 설교에 있어서 시대의 흐름, 자기의 장단점, 분위기를 휘어잡을 수 있는 유머나 긴박감, 한편의 종합예술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비결이나 준비과정을 말씀해주신다면요?
신문과 TV보면 청소년이 어떤 생각하는 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나는 만화라는 게 있고, 레크리에이션, 경배와 찬양도 했습니다. CBS창작복음성가 대회에서 입선을 했었죠. 아마추어로 3년간 활동도 했었습니다. 연극 <뮤지컬>도 공연했고요.
저는 주로 상황극을 많이 합니다. 교인 중에서 아버지와 딸을 모셔서 역할을 바꿔보기도 하고요. 할 수 있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앞으로 어떤 만화를 준비하고 계신가요?
창세기부터 계시록까지, 성경을 해석하면서 하려고 한다. 천천히 한 권을 다 할 생각입니다. 집사들도 성경을 잘 모르더라고요. 현대인들이 바쁘게 살면서 성경 전체를 언제 보겠어요. 왜곡된 신앙의 상이 생기는 걸 막기 위해서라도, 성경을 통으로 알 필요가 있습니다. 설교도 좀 더 치열하게, 재미있게 하려고 합니다.
어려움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사모님이 갑상선 암 초기진단을 받으신 걸로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이 찾아온다는 말에 가슴이 뛰는 나는 개척교회 목사다.”라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결국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거죠. 제 목회철학입니다. 한 영혼 한 영혼에 집중해야 합니다. 나도 교인이 많아지면, 100명 200명 되면 분립을 할 생각입니다. 우리가 보통 말할 때 목사들이 200-300명 이름은 기억할 수 있어요. 한 영혼에 대한 안타까움들을 기억하고 기도할 수 있다는 거죠.
지금 25명 정도인데, 다 알아요. 그 집 사정도 다 알고, 구체적인 기도가 가능해집니다. 그래서 나는 개척교회 목사로서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합니다. 만 명 교회 청빙을 갔다면 이런 마음은 못 갖겠죠. 모든 개척교회 목사들이 한 영혼에 대한 감사와 집중적인 관심을 느낀다면, 이미 그 목사는 성공한 목사라고 봅니다. 그런 시각을 나는 갖고 있지만, 다른 분들도 그렇게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주변의 몇몇 개척교회 목사들을 보면 너무 급해요. 그러면 교인들을 전체로 보고 숫자로 보게 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애정이 없는 것이죠.
- 교인들에 대한 기도가 매우 구체적으로 나오겠네요.
저는 새벽에 일어나면, 기도하는 순서가 있어요. 교회 온 순서죠. 애들도 있고, 유학 간 자녀들이 있는 가정도 있어요. 쭉 다 기도합니다. 그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더욱 깊어지죠. 그것이 없이 우리 교회 교인들을 묶어서 이야기하면 이런 느낌을 못 갖습니다. 많으면 200명 선이 되면 즉시 분립을 할 생각입니다.
한 영혼에 대한 갈증이나 갈망이, 전도하지 못한 사람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늘 그런 마음의 짐이 있다. 복음을 더 전했어야 하는데 하는 안타까움이다. 교회의 굉장한 부흥을 바라지 않아요. 한 사람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잘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게 꿈이죠. 갑자기 몰려오는 것도 원치 않아요.
다 믿음이 다르고, 성격이 다르고, 기질과 환경이 달라서, 개인적으로 만나서 상담할 때는 내가 분석한 데이터를 갖고 그 사람에 대한 말로 도움을 주려고 노력합니다. 소심한 사람에게는 조심조심 접근하고, 믿음의 상태를 보고 한다. 사람에 대한 관심과 기도와 연구가 필요한 거죠.
한 사람의 성도를 맡는다는 게, 아주 어렵습니다. 진짜 하나님 뜻대로 산다는 고백이 나오려면, 엄청난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죠. 우리교회는 초신자들이 많아요. 조금씩 변화가 되는데, 더딥니다. 그러나 그분들이 우리교회 존재 목적입니다. 큰 교회도 있어보고, 문화사역도 많이 해봐서, 교인들과 하고 싶은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쉽지 않아요. 다만 한 영혼을 중심으로 보는 눈을 기르고 있는 중입니다. 내가 지금 땅 속에서 썩고 깨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싹이 날 것입니다.
- 목사님 꿈꾸는 교회 공동체는 어떤 모습입니까?
교인들이 전부 개인 개인별 특징과 열등감이 있어요. 학력, 직장, 외모에 대한 열등감이 있고요. 그 사람들을 위해서는 더 기도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신의 약점이 드러나야 마음을 엽니다. 그래야 비로소 교인이 되는 것이라고 봐요. 자기의 아픔을 드러내고 털어놔야 교회 공동체가 성공한 것이라고 봅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은요?
개척교회의 소중함, 교회의 변화, 교회가 한 사람과 한 영혼에 대해서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데에 공감하는 목회자들이 더 있다고 봅니다. 특히 젊은 목회자들 중에서요. 그런 분들이 서로 공감할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단체를 만들고 이름을 붙이는 게 아니라, 공감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격려할 수 있는 그런 관계를 맺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작지만 바른 교회를 만들어 봅시다.
인터뷰가 끝나고 직접 그려주신, 저의 캐리커쳐. 한 사람의 기자도 소중히 여겨 주시는 구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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