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인터뷰 전문.
열매나눔재단에서 연구실장으로 있다.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설명해 달라.
열매나눔재단은 사회 양극화로 발생되는 절대빈곤층의 확대는 결코 성경적이지 않다는 문제의식에서 사랑의 마음과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출발했다. 현재 사회적기업, 씨앗은행, 교육연구, 새터민 자립지원센터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노숙인이나 새터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자 그들의 다양한 특성과 동기, 욕구 등 특수성을 고려하여 사회정착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
열매나눔재단에서 새터민 중심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는데?
실제로 지난 5월부터 새터민 ‘중심’ 박스 공장을 파주에 세워 운영하고 있다. 기존의 새터민에 대한 고용 지원은 남한 사람 중심의 일반기업에 새터민을 한 두명 고용하고 적응하면 살아남고, 그렇지 못하면 떨어져나가는 ‘서바이벌 방식’인 경우가 많았다. 그런식으로는 새터민들이 자립할 수 없다. 그래서 열매나눔재단에서 만든 새터민 중심 공장은 27명의 새터민들이 중심이 되어 운영되는 공장으로, 남한 사람들은 단지 관리에만 도움을 주어 최종적으로는 새터민들이 직접 공장을 가동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새터민들은 앞으로 남북통일을 바라봄에 있어서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의 경제적 사회적 자립을 위해서 필요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일을 하고 있다.
새터민에 대해서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남한 사회로 이주한 약 1만 4천 여명의 탈북이주민들은 소중한 하나님의 선물이다. 그들은 통일을 준비하라는 의미에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소중한 분들이니 만큼 그들을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지원하고 이해하여 ‘작은 통일’을 경험하고, 끝내 남북통일을 이루는 데 결정적인 열쇠 역할을 할 것이다.
‘하나님의 선물’과 같은 사회적약자를 위해, 기독 청년들 사이에 ‘사회적 기업가 정신’을 계발하고, 양성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사회적 기업’에 대해서 쉽게 설명한다면?
사회적 기업은 취약계층에서 일자리나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아가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한다. 열매나눔재단은 이를 위해 일반회사처럼 수익을 창출하나 수혜자들이 운영주체가 되어 스스로 독립기업을 운영할 수 있게 하는 나눔의 모젤을 제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마디로 사회적 기업은 ‘영리를 추구하는 비영리 기업’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영리를 추구하는 비영리 기업’이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
비영리 조직과 영리 기업의 중간 형태의 성격을 가진다. 예를들어 경기도 고양시에서 우리 밀 과자를 생산하는 '위캔'의 직원 66명 중 40명은 장애인이다. 몸이 불편한 이들이 만드는 과자라고 해서 그저 그렇겠거니 생각하면 오산이다. 위캔은 2005년과 2006년 경기도가 지정한 유망중소기업으로 연속 선정된 데 이어 롯데마트가 선정한 우수납품기업으로 뽑혀 품질도 인정받고 있다.
남북통일을 위한 대안으로 사회적 기업이 갖는 중요성은?
아까도 말했지만 사회적 기업은 영리와 함께 사회적 정의를 추구하는 기업 개념이다. 여기엔 나눔과 배품이라는 사랑에 근거한 기독교 정신이 배어 있다. 성공중심주의, 성과중심주의에서 벗어나 나눔과 배품의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남북통일도 여기서 출발해야 한다. 사회모순들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통일은 공멸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적같이 임할 수 있는 통일에 대해 항상 대비하는, 완충역할을 하고 새터민들이 남한에 정착해 자립할 수 있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할 것이다.
호주의 백만장자 데이비드 부소는 이미 2004년부터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무담보 소액대출 활동을 하고 있다. 이것은 북한의 자본주의 학습과도 연관이 있다. 미국 시카고의 사우스쇼뱅크 등 마이크로 크레딧 모델들을 토대로 한국 실정에 맞는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먹고 사는 기본적인 생활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남북통일도 앞당길 수 있다. 사회적 기업은 그것을 해결하는 실질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요즘 청년들은 통일에 대한 당위성에 대해서 납득할 만한 설명을 듣기 원하는데?
청년들이 통일에 대한 당위성에 의문을 갖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다. 그들은 전쟁을 경험한 세대가 아니며, 이제 전쟁 경험 세대는 추억속의 인물이 될 것이다. 이산가족 찾기에서 더이상 형제나 부모를 찾는 일은 없어지고, 사촌을 찾게 되는 때가 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청년들이 알아야 할 사실은 우리가 분단이라서 잃어버리고 있는 것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분단비용은 물론, 남한이 섬나라화 되어있는 현실을 극복할 수 있다. 청년들이 통일을 사명을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 긍정적인 방향을 계속 제시하는 것도 내 역할인것 같다.
경제적인 부분에서 봤을 때, 통일이 될 경우 우리가 얻을 것과 잃을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북한사회의 붕괴 등 이유로 통일이 도적같이 오면 남과 북 모두 힘들다. 점진적으로 체제를 인정하는 공동사업공간이 많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개성공단같은 경우 많은 논란이 있지만 이런 사업들이 곳곳에서 생겨나야 한다. 특히 북한은 개성공단을 짓기 위해서 근방의 2개 사단을 빼버렸다. 이것은 큰 의미가 있다. 미미하지만 무장해제의 기능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강산 피살 사건’은 시작이라고 본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앞으로 통일을 위해서는 크고 작은 갈등들이 많아질 것이다. 이러한 갈등에 완충작용을 하기위해서라도 합작 공업단지 건설, 사회간접자본(SOC) 개발, 사회적 기업 육성등 다양한 협력 프로그램이 이루어져야 한다.
YES Innovation 아카데미는 어떤 취지와 목적으로 만들어졌나?
예스 이노베이션은 젊은 사회적 기업가들이 사회적 목적을 가지고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비전을 발견하고, 경영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만들어진 사회복지법인 열매나눔재단의 교육 브랜드다. Young Entrepreneur for Social Innovation의 약자로 나눔과 섬김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기를 갈망하는 젊은 사회적 기업가들의 희망 브랜드로서 만들어 졌다. YES는 긍정적, 승낙의 의미로 사회적 변혁에 대한 소망을 담고 있다.
사회양극화로 인해 절대 빈곤층이 늘어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젊은이들에게 현장의 이야기를 이야기하며 대안경제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모임이 될 것이다.
대안경제란 무엇인가?
신자유주의 확산, 자본의 세계화로 극단적 이윤추구가 일상화 되면서, 사회양극화 상황을 극복해 보고자 하는 지속 가능한 경제 방식을 말한다. 사회적 기업, 마이크로 크레딧(소액대출), 공정무역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지속가능한 경제’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
쉽게 말해서 ‘내일은 해가 뜬다’는 것을 보장해주는 것이다. 경제활동에 있어서 개인, 기업, 사회는 지속가능성을 보장할 수 없다. 특히 지속가능한 경제, 내일은 해 사회적 약자를 위한 지속가능한 경제는 더더욱 어려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들에게 해가 뜬다는 것을 보장해주는 경제가 바로 지속 가능한 경제다.
왜 그러한 아카데미가 오늘날 88만원 세대라 일컬어지는 청년들에게 필요한가?
지금 청년 세대는 과거 보다는 많은 물질적 풍요는 누릴지는 모르나 더 이상 무엇을 할지 몰라 길을 찾고 있는 이들이 많다. 아버지 세대는 산업화를 이루어 냈고 형님 세대는 민주화를 이루어 냈지만 지금 20~30대는 딱히 무엇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단지 88만원 세대라는 한숨 섞인 대답만 돌아올 뿐이다. 지금 청년들에게는 청년의 열정과 패기 그리고 사회적 기업가 정신으로 세상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기독청년들을 대상으로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아카데미 같다. 기대효과가 있다면?
이미 사회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몇 년전부터 조금씩 있어 왔다. 하지만 기독청년들 사이에서는 실질적으로 처음이다. 역사상 많은 기독인 선배들이 신앙에 기초한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경제와 사회문제를 접근했다. 18세기 영국의 엘리자베스 헤이킨스는 노예제도를 반대하며 노예들이 만든 설탕의 구매를 거부하는 소비자 운동을 펼쳤다. 요즘 한창 이슈화 되고 있는 공정무역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다. 이 운동은 윌리엄 윌버포스의 노예무역 및 노예제도 폐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존 웨슬리의 영향을 받은 감리교도들은 윤리 의식을 바탕으로 착한기업에는 투자하고 나쁜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 ‘사회책임투자’라는 지금은 일반화 되어가고 있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독특하고 낯선 펀드를 만들어 냈다.
또한 20세기 초 미국의 에드가 헬름즈 목사는 ‘자선이 아닌 기회’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사회단체 ‘굿윌’을 창립하여 사회적 취약 계층을 자립을 돕는 현대식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사회적 나눔 프로젝트인 ‘아름다운 가게’도 굿윌의 취약계층 지원 사업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외에도 기독인들이 시대의 요청 앞에 도전 했던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이러한 선배들의 이야기들을 듣고 우리의 시대에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그리고 우리가 가야 할 곳을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 봤으면 한다. 그리고 지금은 좀 부족하겠지만 청년의 눈으로 본 대안들을 이야기 했으면 한다.
통일과 사회적 기업과 관련해 한국 교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사회 경제적으로 어려운 지역에 가서 선교를 하는 교회나 기독교 NGO가 그들을 위해 울면서 기도하는 동시에, 그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기도하고 서로 연대한다면 좋겠다. ‘YES Innovation 아카데미’가 교회에 확산된다면 빵을 주는 것을 넘어서, 빵을 만들어주는 사역을 감당하게 될 것이다.
이념논쟁으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현실은 교회나 사회나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실질적인 준비는 더욱 미비한 상황이다. 너무 끼리끼리 통일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 각자 행동을 하더라도 이념과 세대를 초월해, 상대방이 하는 일은 이해해주는 문화가 자리잡혔으면 좋겠다.
오늘날 기독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88만원 세대여 꿈을 가집시다.